차창룡의 "인도신화기행"

1140
[인도신화개관 38(끝)] 힌두교 시대의 신 25. 죽음의 여신 야마와 갠지스
차창룡    
 


바라나시라는 도시의 갠지스 강은 사람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성지랍니다. 바라나시는 쉬바 신이 만들었다고 전해지지요.

바라나시는 인도인들이 일생에 한번은 가야 할 순례지로 손꼽히고 있어요. 살아서 가지 못하면 죽어서라도 가야 하는 곳이지요. 인도인들은 죽으면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에서 화장하는 것을 최고의 행복으로 생각한답니다.

자, 인도신화 이야기도 마무리할 때가 된 듯싶네요. 한국의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야기였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죽음의 신 이야기 들려 드리지요.

브라흐마 신이 열심히 창조에 열중하다 보니 어느새 생명체의 숫자가 너무 많아졌어요. 더구나 생명체는 또 다른 생명체를 낳고, 또 다른 생명체는 또 다른 생명체를 낳아서, 우주가 점차 좁아졌지요.

브라흐마 신은 어떻게 하면 이들의 수를 줄일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묘안이 떠오르지 않자 그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어요.

그 분노가 브라흐마의 신체의 구멍에서 나오면서 불이 되었어요. 그 불은 하늘의 천상으로부터 지상으로 번져나갔어요.

이때 쉬바가 브라흐마를 말렸어요.

“브라흐마시여, 분노를 거두시지요. 아직은 세상을 파괴할 때가 아니오.”

파괴의 신 쉬바의 도움으로 브라흐마 신이 자신의 분노를 억누르자 그의 구멍에서 아름답지만 어두운 빛깔의 여인이 나타났어요.

브라흐마 신은 말했어요.

“나의 딸 너를 죽음(야마)이라고 부르겠다. 모든 생명체에게 반드시 한번씩은 죽음을 맛보게 하라.”

죽음의 여신은 자신이 모든 생명체를 슬프게 해야 한다는 사실이 슬펐어요. 자기도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위대한 여신이 되고 싶었던 것이지요. 커다란 절망 속에서 그녀는 브라흐마 신에게 기도했어요.

“위대한 신이시여, 생명체를 죽이는 역할이 아닌 살리는 역할을 맡겨 주십시오.”

“죽음도 생명체를 살리는 일이란다. 그 임무를 소홀히 할 때는 나의 저주를 받을 것이다. 결코 죽음을 맞이한 생명체를 불쌍히 여겨서는 안 되느니라.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눈물을 흘린다면 그 눈물은 뭇 생명체의 병이 될 것이다.”

죽음의 신 야마는 하는 수 없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어요. 그녀가 임무를 수행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흘리는 눈물은 생명체의 병이 되었어요.

우리들의 병은 그러니까 야마 여신이 우리를 불쌍히 여긴다는 증거이지요. 병이 있는 한 이 세상에는 야마의 사랑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죽음이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병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를 보면 참으로 마음이 아파요. 그것도 야마의 사랑이라지만, 야마가 자기도 모르게 흘리는 눈물 때문이라지만, 그런 어린이를 보면, 정의의 신인 이 바루나가 나서서 치료해 주고 싶어요.

아, 저기, 바라나시에서 머물고 있는 어린이 중에 눈이 먼 아이가 있네요. 근처 사르나트에서 왔어요. 열병 후유증이어서 온몸의 저항력이 없어졌대요.

아이의 부모는 매일 갠지스 강에서 목욕하고 엎드려 기도하지만, 아이는 차츰 쇠약해지고 있어요.

나도 저 아이를 위해 기도하겠어요.

위대한 쉬바 신이시여, 저 아이를 살려주소서. 나 바루나도 힘을 합칠 테니, 당신의 위대한 능력을 보여 주소서.

 

(연재 끝)


                       

차창룡 2010.02.19. 8:53 pm 

막판에 한꺼번에 올려서 읽는 데 힘드셨을 겁니다. 시간 날 때 짬짬이 읽어보세요. 그 동안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부터 '불교신화기행'을 올리겠습니다.

명협도인 2010.02.20. 12:42 pm 

허허, 참! 따라 읽기 정말 힘드네. 하여간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오, 차시인?

차창룡 2010.02.21. 5:09 pm 

이미 써두었던 것이라 무리는 없습니다. 선생님은 여기 올린 것보다 자세한 내용을 읽으셨습니다. 관심에 감사 드립니다.

김애리자 2010.02.23. 9:57 am 

드문드문 읽었는데 다시한번 읽어야겠어요.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김태형 2010.02.21. 12:42 am 

인도신화기행의 대장정을 마치셨네요. 어린이 버전으로 쓰신 글이 재밌습니다.

차창룡 2010.03.01. 9:08 pm 

감사! 어린이 버전으로 쓴 것을 전부 올릴까도 하네. 시간이 허락한다면...

은기사 2010.03.03. 11:00 pm 

와! 올려주세요.

은기사 2010.02.28. 1:54 am 

네...저두요, 재밌어요.
어린이 버전으로 2탄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꼭 부탁드려요. 프린트해서 한꺼번에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차창룡 2010.03.01. 9:08 pm 

금요일 뵐 수 없어서 섭섭했어요. 잘 지내고 계시죠?

은기사 2010.03.03. 10:59 pm 

  네. 잘 지내요. 흑흑!!! 저도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개인사정이 복잡해서... 선생님 가시기 전에 꼭 한번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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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룡 - 시인/문학평론가. 1966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으며, 1989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했다. 시집 『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 『미리 이별을 노래하다』 『나무 물고기』 『고시원은 괜찮아요』, 저서 『인도신화기행』 등을 펴냈으며, 1994년 첫 시집으로 제13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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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신화개관 14] 힌두교 시대의 신 1. 추상적인 신(브라흐만)의 인격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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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6.
[인도신화개관 13] 유일신 브라흐만과 내 안의 신 아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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