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룡의 "인도신화기행"

884
[불교신화기행 33] 제7부 4. 천불화현과 데바다타의 지옥행
차창룡    

4. 천불화현과 데바다타의 지옥행

 

 

 

 

스라바스티의 신화 중 천불화현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부처님 당시는 베다를 중시하는 바라문교가 쇠퇴하고 많은 성자들이 나타나 새로운 교파를 형성하던 때였다. 당연히 새로운 교파들간에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스라바스티에서 부처님이 대성공을 거두자 시기하는 무리들도 많았다. 그들의 도전이 거셌던 만큼 스라바스티는 많은 신화를 남겼다.

부처님 교단이 갈수록 커지자 이교도들은 부처님을 방해할 음모를 꾸몄다. 예나 지금이나 미인계가 제법 통했던 것 같다. 보드가야에서의 마라도 바이샬리에서의 암라팔리도 미인계를 썼다. 이교도들은 찬다마나(친쟈)라는 미모의 여인으로 하여금 불교신자로 가장케 하고 날이 저물면 기원정사에 들어가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자주 보이고 새벽녘에는 기원정사에서 나오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자주 보였다. 그리고는 찬다마나의 배가 조금씩 불러가는 것처럼 만들었다.

어느 날 부처님이 기원정사에서 많은 대중들을 앞에 두고 설법하고 계실 때 대중들의 한가운데서 만삭의 찬다마나가 일어나 외쳤다.

“부처님이시여,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돌보시면서, 어찌 자기 자식은 돌보지 않으시는지요?”

대중들이 찬다마나의 배를 가리키며 웅성거리고 있을 때, 인드라 신이 생쥐로 변해 그녀의 옷 속으로 들어가 베개를 갉으니 베갯속이 쏙 빠지면서 그녀의 배가 홀쭉해졌다. 거짓이 너무도 쉽게 들통난 찬다마나는 부리나케 정사를 빠져나와 도망쳤는데, 갑자기 땅이 갈라져 무간지옥에 떨어지고 말았다.

당시에 무지한 백성들은 신통력이 뛰어난 성자를 최고로 치는 경향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을 믿게 되었지만, 갈수록 외도의 도전이 거세지자 신심 돈독한 프리세나짓 왕은 부처님께 신통력을 보여주실 것을 청했다. 부처님은 날짜를 정한 뒤, 그날 망고나무 숲에서 기적을 보이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날은 많은 외도의 성자들이 모여 신통력 대결을 벌였다. 부처님은 먼저 망고 하나를 드신 다음 그 씨를 땅에 심었다. 그 씨는 순식간에 자라올라 아름드리 나무가 되어 망고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았다. 사람들이 놀라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을 때 부처님은 하늘에 천 명의 부처님이 계시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셨다.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신통력을 칭송하고 있을 때 부처님은 홀연 모습을 감추시고 하늘로 올라가셨다.

도리천에 올라가신 부처님은 어머니 마야 부인과 천신들에게 설법하시면서 90일 동안 보내고, 스라바스티가 아닌 상카샤로 내려오신다.

스라바스티 한국절에서 발람푸르를 향하여 약 1킬로미터 가면 천불화현 스투파가 있다. 하늘이 매우 가까운 곳이란 생각이 든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면 연못이 있다. 그 연못을 천불화현지(千佛化現池)라고 한다.

외도보다 더 무서운 악마는 내부에 있었다. 바로 부처님의 사촌이기도 한 데바다타였다. 프리세나짓 왕은 천불화현터에 부처님을 위해 절을 지어드렸는데, 부처님이 그 절에 머물고 계실 때였다. 데바다타는 부처님을 살해하기 위해 열 손가락의 손톱에 독을 바른 후 부처님 몸에 상처를 내려고 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부처님께 참회하러 온 척했다.

부처님의 시자인 아난다는 데바다타가 참회하러 온다는 소식에 반가워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데바다타가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하러 온답니다.”

“아니다. 데바다타는 결코 여기에 오지 못할 것이다.”

데바다타는 실제로 부처님 처소에 이르지 못하고 근처 나무 밑까지 왔을 때 땅이 꺼지면서 무서운 불꽃이 일었고 그 불에 그을리면서 죽어갔다. 그렇게 죽어가면서 진정으로 뉘우친 그는 “나무 붓다”를 외치면서 땅속으로 꺼져들어갔다.

천불화현 스투파에서 길을 건너다보면 데바다타가 사라진 곳에 연못이 있다. 부처님의 생애는 생각보다 많은 장애와 시련이 있었다. 장애와 시련 없이는 부처님의 교법은 오늘날과 같이 널리 퍼질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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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룡 - 시인/문학평론가. 1966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으며, 1989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했다. 시집 『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 『미리 이별을 노래하다』 『나무 물고기』 『고시원은 괜찮아요』, 저서 『인도신화기행』 등을 펴냈으며, 1994년 첫 시집으로 제13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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