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룡의 "인도신화기행"

848
[내가본 인도영화 7] 인과응보 사필귀정의 미스터리, <13B>
차창룡    

 

 

이 영화는 그리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기록 차원에서 간단하게 올립니다.

 

영화 <13B - Fear has a new adress>

 

감독 : Vikram K. Kumar

출연 : R. Madhavan, Neetu Chandra, Poonam Dhillon 외

 

제목부터가 좀 식상하지요.

13이라는 숫자와 13과 비슷한 모양의 알파벳 B가 불길한 코드로 등장하는 것이 별로 신선하진 않습니다.

 

마누*의 가족은 성실하게 일해서 좋은 아파트에 입주하게 됩니다.

한 아파트의 13B호가 그들의 새로운 집입니다.

그런데 마누와 마누의 가족에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마누가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나고,

옆집 맹인의 개가 마누의 집으로 들어오려다 공포에 질린 채 도망가고,

오후 1시(13시)에 방영되는 드라마의 내용이 마누의 집에서 그대로 실현됩니다.

 

마누는 자신의 집에서 드라마의 내용이 그대로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원인을 추적합니다.

그 결과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바로 그곳 13B번지에서 일가족이 몰살당하는 사건이 있었음을 확인합니다.

억울하게 죽어간 원혼들이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13B호에 이사 온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복수를 꿈꾸었던 것입니다. 

 

복수했겠습니까?

이런 영화에서 복수가 안 된다면 영화로 만들어질 의미가 전혀 없어지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복수는 성공합니다.

'어떻게' 성공하느냐가 문제겠지요.

복수의 방법은 제법 신선했지만,

한편으론 그 신선함 때문에 코믹하게 느껴졌습니다.

<옴 샨티 옴>에서의 복수가 정말 통쾌했지요.

한국영화에서의 복수는 최고의 키워드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의 <악마를 보았다>, <이끼> 등의 키워드도 복수 아니겠습니까. 

복수 영화는 한국인이 더 잘 만드는 것 같습니다.

다만 <옴 샨티 옴>은 어느 나라 영화도 따라가지 못할 인도영화의 명작입니다.

 

 <13B>는 좀 유치하다고 느끼면서도 끝까지 본 영화입니다.

 

*마누는 많이 들어본 이름이죠? 창조의 신 브라흐마의 아들로 우리 인간의 조상이라 일컬어지죠. 마누법전을 만든 신화적인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마누는 마노헤의 애칭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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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룡 - 시인/문학평론가. 1966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으며, 1989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했다. 시집 『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 『미리 이별을 노래하다』 『나무 물고기』 『고시원은 괜찮아요』, 저서 『인도신화기행』 등을 펴냈으며, 1994년 첫 시집으로 제13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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