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룡의 "인도신화기행"

744
[내가 본 인도영화 9] 약속은 죽음으로써 지킨다, 전사 중의 전사 이야기, <Veer>(2010)
차창룡    

영화 <Veer>(2010)

 

감독 : 아닐 샤르마

출연 :

볼리우드의 쓰리 칸(샤룩 칸, 아미르 칸, 살만 칸)의 한 명인 살만 칸 주연 영화.

 

우리나라에 임꺽정과 의적들이 있었듯이 영국이 지배하던 인도에도 '핀다리'라는 의적들이 있었습니다. '의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남의 나라를 침공한 영국이야말로 도둑이고, 따라서 핀다리의 행위는 주인의 물건을 훔쳐가는 도둑의 물건을 주인이 다시 훔치는 격이어서 오히려 정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핀다리의 영웅 프리티비 싱은 최고의 전사였지요. 그는 마다브가르의 라자에게 빼앗긴 땅을 찾기 위한 전투에서 승리하고 라자에게 땅을 돌려받기로 했지만 배신당합니다. 라자는 영국군의 막강한 화력을 이용하여 4500명의 핀다리를 죽이고 몰아냅니다.

후퇴한 핀다리들은 다시 힘을 결집합니다. 그때 프리티비의 아들이 태어납니다. 프리티비는 아들을 최고의 전사로 키우기 위해 태어나자마자 거센 비를 맞힙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아들과 격투를 벌여 힘과 용기를 심어줍니다. 프리티비의 아들은 자라면서 최고의 전사가 됩니다. 그 아들의 이름이 바로 용기, 용맹의 뜻을 담은 '비르(Veer)'입니다.

이제부터 그의 무용담을 들을 차례입니다만, 그것을 일일이 얘기하다보면 길어지기만 하겠지요. 차라리 그의 연인을 얘기하겠습니다. 용사에게는 연인도 필요한 법입니다. 아니, 용사야말로 여인이 필요합니다. 용사들은 대체로 미인을 만나지요. 그들은 마음에 드는 여인을 만나면 물불을 가리지 않으니까요.

 

비르가 연인을 만난 장소는 참 기막힌 곳이었습니다. 비르는 부하들을 데리고 영국인들이 싣고 가는 귀금속을 약탈합니다. 그 와중에 기차에 타고 있던 마다브가르의 공주 야소다라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됩니다. 이 어찌 운명의 장난이 아니겠습니까. 야소다라는 훗날 비르가 무찔러야 할 원수 라자의 딸이었던 것입니다.   

영국 유학중에 비르는 다시 야소다라를 만납니다. 야소다라도 용감한 비르에게 차츰 끌리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온 비르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합니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비르의 작전이 펼쳐집니다. 마침 마다브가르의 라자는 딸 야소다라의 배필을 구하는 이른바 '스완바라'를 개최합니다. 비르는 스완바라에 참여하여 승리함으로써 야소다라와 혼인하게 되지만, 사랑의 완성은 쉽지 않습니다.

 

핀다리의 대장군이 된 비르는 마다브가르를 점령합니다. 그러나 비르는 영국군과 처절한 전투를 벌이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그는 아버지 프리티비와 충돌하게 됩니다. 프리티비는 오랫동안 마다브가르의 왕과 영국인들을 모조리 죽이겠다고 맹세했기 때문입니다. 핀다리는 한번 한 약속은 절대적으로(죽더라도) 지킨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리티비는 말합니다.

"내 아들은 정당하다. 그러나 핀다리는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내가 너와 대결하여 이기는 자의 생각대로 하는 것이다."

프리티비와 비르가 대결하는 동안 라자와 영국군은 배신합니다. 영국군은 비르에게 총을 쏩니다. 이제 비르와 프리티비가 싸울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프리티비의 말대로 배신자들을 모조리 처단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힘을 합쳐 라자의 군대와 영국군을 무찌릅니다.

그러나 비르가 맞은 총탄은 결국 비르의 목숨을 앗아갑니다. 비르는 죽으면서 다시 비르로 태어날 것을 맹세합니다. 그리고 비르는 자신의 아들로 다시 태어나 핀다리의 새로운 전사가 됩니다.

 

줄거리 소개가 좀 길었습니다.

이 영화가 시작되면서 간단한 자막이 나옵니다.

이 영화는 실화가 아니라 픽션이며, 혹시 비슷한 인물이 있다면 우연일 뿐이라는 내용입니다.

실화였다면 의미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어쨌든 흥미는 만점입니다. 보기 시작하면 끝까지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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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룡 - 시인/문학평론가. 1966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으며, 1989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했다. 시집 『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 『미리 이별을 노래하다』 『나무 물고기』 『고시원은 괜찮아요』, 저서 『인도신화기행』 등을 펴냈으며, 1994년 첫 시집으로 제13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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