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룡의 "인도신화기행"

889
[내가 본 인도영화 12]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리틱 로샨 주연 영화 <연 Kites>(2010)
차창룡    
(Kites, 2010)
액션, 멜로/애정/로맨스, 스릴러 130분 인도 15세 관람가
감독 아누락 바수
출연 리틱 로샨, 바바라 모리, 스티븐 마이클 쿠에자다, 러스 레인스 더보기

 

우리는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이 영화가 이런 어려운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불교수행자들은 우리가 사는 이유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또는 해탈하기 위해서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은 현세적인 행복이다. 그럼, 현세적인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영화이자 소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시'와 '미'와 '사랑'과 '낭만'은 인생의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 말처럼 우리들 보통 사람들이 사는 이유를 명확하게 말해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행복'의 의미를 조금 알 것도 같다. 시를 느끼고 사는 것, 미를 느끼고 미를 추구하며 사는 것,  사랑하며 사는 것, 그리고 낭만을 느끼며 낭만적으로 사는 것 등이 행복과 연결된다. 구체적인 의미를 묻는다면 또 어려워지지만, 그리하여 우리는 때로 시와 미와 사랑과 낭만을 위하여 죽을 수도 있는 것이며, 그런 죽음이 반드시 불행인 것도 아닌 것이다.

 

영화 <연>의 주인공들은 사랑을 위하여 죽었지만, 그들의 삶은 마지막에 극적으로 사랑을 택함으로써 행복했다고 나는 진단한다.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인도인 제이의 꿈은 라스베거스에서 대박의 주사위를 굴리는 것, 그러나 그런 행운이 쉽게 올 리 없다. 그는 팝콘을 팔거나 춤을 추거나 잡다한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어려워지면 시민권이 필요한 여성들과 위장결혼하여 돈을 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이에게 대박의 기회가 왔다. 라스베거스에서 가장 큰 카지노를 운영하는 밥 그로버의 딸 지니가 자신에게 구애의 손길을 뻗은 것이다. 제이는 오직 돈을 노리고 지니에게 접근한다. 제이는 지니의 오빠 토니의 약혼식에 초대받는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토니의 약혼녀 나타샤는 제이가 열두번째로 위장결혼한 멕시코 출신의 여인 린다였던 것이다. 린다는 제이가 위장결혼한 여성 중에서 유일하게 마음이 끌린 여인이다. 약혼식 전날 제이는 린다에게 '이혼 의식'을 할 것을 제안하고, 두 사람은 마지막 밤을 보내게 된다. 이로써 돈 많은 배우자를 만나 부자가 되겠다는 두 사람의 꿈은 산산조각나고 만다. 두 사람의 낌새를 눈치챈 토니가 린다의 집에 갑자기 쳐들어온 것이다. 제이와 린다는 토니를 따돌리고 사랑의 도피를 감행하게 되는데...

토니의 추적은 집요했다. 이 영화의 재미는 여기에 있다. 토니의 집요한 추적과 제이와 린다의 발빠른 도피는 어떤 액션물보다 박진감 넘친다. 두 사람은 여유 있게 린다의 가족들이 사는 곳에 가서 결혼식을 올린다. 너무도 달콤한 사랑의 환희에 잠겨 있는 사이 다시 토니 일당이 들이닥친다. 제이는 총격을 받고 쓰러지게 되는데, 린다는 제이를 숨겨놓고 차를 타고 도망가다가 바다로 뛰어들고 만다.

목숨을 건진 제이도 린다가 죽은 장소를 찾아가 바다로 뛰어든다. 바닷속에서 두 사람이 재회하는 환상적인 장면과 함께 영화는 끝난다.

영화의 제목이 되는 '연'은 도입부에서만 나온 셈이다. 영화에서 연은 두 연인을 상징한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제이가 하는 말을 들어보자.

"하늘을 나는 연들은 사랑하는 연인처럼 만나고 싸우고 껴안는다. 그 연들은 거의 하나가 되어 춤을 춘다. 하지만 그렇게 춤을 추는 건 그것들이 원해서가 아니다. 누군가 실을 쥐고 그것들을 조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인들의 운명론적인 인생관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이와 린다의 사랑은 두 사람의 의지라기보다는 신의 뜻이었다는 말인가? 사랑은 신의 뜻일 때 더 숭고한가, 아니면 인간의 의지일 때 더 아름다운가?

이 영화를 보고 두 연인이 불행하지 않고 오히려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앞으로는 '적어도 앞으로는'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네이버 소갯글

 

<갱스터>, <지하철에서의 삶(Life in Metro)> 등으로 국제 인도 영화 아카데미 인기상에 노미네이션되었던 인도감독 아누락 바수가 메가폰을 잡아 미국과 인도 등 전세계에서 동시 개봉한 인도산 액션 로맨스물. 130분의 오리지날 인도판에 대해 발리우드 댄스씬 등을 삭제, 수정한 90분짜리 영어판은 <러쉬 아워>, <엑스맨 3>의 브랫 레트너 감독이 편집을 담당했다. 출연진으로는, 인도산 슈퍼히어로물로 자국내에서 빅히트를 거두었던 <끄리쉬>의 리틱 로샨이 주인공 제이 역을 맡았고, 우루과이 출신 여배우 바바라 모리가 여주인공 린다 역을 연기했으며, 호주 TV 시리즈 <쿡스(The Cooks)>의 호주배우 니콜라스 브라운이 토니 역으로 공연하고 있다. 북미 개봉에선 첫 주 208개 극장으로부터 개봉 주말 3일동안 96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여 주말 박스오피스 10위에 랭크되었다.

 라스베가스의 인도춤 강사인 ‘제이(J)’는 영주권을 얻기 원하는 이민 여성들과 위장결혼을 해주고 돈을 받는 하류인생이다. 자신에게 빠진 카지노 사장의 딸과 결혼을 목표로 사귀기 시작한 그는 자신의 미래 처남 토니가 아름다운 멕시코 여인 나타샤와 결혼할 계획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녀는 제이가 ‘린다’라는 이름으로 알고 위장 결혼한 적이 있는 여성이다. 토니와 나타샤의 결혼식 전날, 제이와 린다는 공식 ‘이혼’에 합의하며 로맨틱한 밤을 보낸다. 이를 알게 된 토니가 총을 들고 린다의 아파트에 들이닥치고, 순간적으로 린다는 흉기를 들어 토니를 쓰러뜨린다. 이제 제이와 린다는 멕시코로 도망치고, 토니와 경찰이 그들을 쫓는다. 나타샤가 스페인어밖에 할 줄 모르고, 제이는 스페인어를 한 마디도 할 줄 모르지만, 둘은 사랑과 열정의 언어로 소통하는데…

 미국 개봉시 소수의 평론가들만이 이 영화에 대한 평을 전했는데, 만장일치 호평 일색이었다. 토론토 스타의 브루스 디마라는 “강렬하고 흥분감을 자아내는 엄청나게 재미있는 영화.”라고 호감을 나타내었고, 뉴욕 타임즈의 제넷 캣솔리스는 “도주중인 연인에 대한 순수 펄프 에스케이피즘(pulp escapism)의 폭발.”이라고 요약했으며, 빌리지 보이스의 데이비드 추트는 “일관성없는 플롯조차도 주인공 커플의 매력을 흐리게 하지 못한다.”고 깊은 만족감을 나타내었다. 또, LA 타임즈의 케빈 토마스는 “바수 감독의 시각적 기교와 끝을 모르는 열정 및 에너지.”를 높이 평가했고,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캐리 릭키 역시 “바수 감독은 관객들에게 폭발과 카 체이스 등을 선사하는 B급 영화의 관습들을 신중히 관찰했음이 틀림없다.”고 치켜세웠으며,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믹 라살레는 “전형적이라 할 만큼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많은 열정과 기술적 기교로 이를 극복하였다.”고 결론내렸다. (장재일 분석)


                       

차창룡 2011.01.09. 9:40 am 

혹시 이 영화 보고 싶으신 분은 댓글 남겨주십시오. 리틱 로샨의 매력에 빠져보십시오. 할리우드 영화팬들을 위해 러닝타임을 대폭 줄였기 때문에 보시기에 덜 불편하실 겁니다.

명협도인 2011.01.11. 7:01 pm 

보고 싶으니 보내주시압! 산사(?)의 스님이 영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게 좀 낯설지만, 그 또한 신선하게 느겨지네요.

김애리자 2011.01.12. 7:56 pm 

와~ 정말 감사합니다.. 즐겁게 감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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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룡 - 시인/문학평론가. 1966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으며, 1989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했다. 시집 『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 『미리 이별을 노래하다』 『나무 물고기』 『고시원은 괜찮아요』, 저서 『인도신화기행』 등을 펴냈으며, 1994년 첫 시집으로 제13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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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9.
[인도신화개관 26] 힌두교 시대의 신 13. 서사시 마하바라타와 크리슈나
884
30
2010.02.09.
[인도신화개관 25] 힌두교 시대의 신 12. 용감한 무사의 난폭하고도 아름다운 사랑 [1]
941
29
2010.02.09.
[인도신화개관 24] 힌두교 시대의 신 11. 사랑스럽고 귀여운 신 크리슈나와 악마 칸샤의 죽음
863
28
2010.02.09.
[인도신화개관 23] 힌두교 시대의 신 10. 인도인의 이상형 라마
915
27
2010.01.25.
[인도신화개관 22] 힌두교 시대의 신 9. 비쉬누의 화신 아바타 [5]
1033
26
2010.01.11.
[인도신화개관 21] 힌두교 시대의 신 8. 불사의 감로수 암리타를 둘러싼 신과 악마의 싸움 [3]
885
25
2010.01.11.
[인도신화개관 20] 힌두교 시대의 신 7. 해결사 비쉬누와 젖의 바다
918
24
2010.01.06.
[인도신화개관 19] 힌두교 시대의 신 6. 우다이푸르에서 만난 유지의 신
차창룡 저 <인도신화기행>(북하우스, 2007)
924
23
2010.01.03.
[인도신화개관 18] 힌두교 시대의 신 5. 브라흐마의 아내 사비트리의 저주 [1]
차창룡 지음, <인도신화기행>(북하우스)
816
22
2009.12.21.
[인도신화개관 17] 힌두교 시대의 신 4. 인류의 조상 마누와 비슈누의 첫번째 화신 물고기 마츠야 [5]
844
21
2009.12.14.
[인도신화개관 16] 힌두교 시대의 신 3. 창조의 신 브라흐마가 만든 푸쉬카르의 성스러운 호수
941
20
2009.12.07.
[인도신화개관 15] 힌두교 시대의 신 2. 창조의 신 브라흐마의 탄생
1047
19
2009.11.26.
[인도신화개관 14] 힌두교 시대의 신 1. 추상적인 신(브라흐만)의 인격화 [2]
1031
18
2009.11.26.
[인도신화개관 13] 유일신 브라흐만과 내 안의 신 아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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