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룡의 "인도신화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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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인도영화 21] 인도가 크리켓 강국이 된 사연? <라가안(地稅)> *추천
차창룡    

<라가안(Lagaan) - 옛날 옛적 인도에서>

 

기본정보 뮤지컬,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 인도 | 222
감독 아슈토쉬 고와리커
출연 아미르 칸, 그레이시 싱... 더보기
배우이미지 아미르 칸 Aamir Khan
도비 가트 (Dhobi Ghat), 2010
더 폴링 (Peepli Live, The Falling),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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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이미지 그레이시 싱 Gracy Singh
문나 형님, 의대에 가다 (Munnabhai M.B.B.S.), 2003
라가안 (Lagaan: Once Upon A Time In India),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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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청소년들이 가장 폭넓게 즐기는 스포츠는? 바로 크리켓이다. 인도의 시골마을에 가면 어느 곳에서나 크리켓을 즐기는 청소년들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인도 사람들이 크리켓을 하게 된 사연을 상상 속에서 그려본 것이다.(이 영화의 내용과 비슷한 일이 있긴 있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아미르 칸을 위한, 아미르 칸에 의한, 아미르 칸의 영화이다. 아미르 칸의 역할이 그만큼 컸고, 극중 부반(아미르 칸 분)의 영웅화가 지나치리만치 노골적이었으며, 제작사 이름까지도 '아미르 칸'이다(영화 내용이 비상업적이란 이유로 투자하겠다는 제작사가 없자 아미르 칸이 직접 영화사를 만들어 영화를 찍었는데, 결과는 한마디로 대박이었다.). 만약 실화였다면 훨씬 감동적이었겠지만, 이 영화가 시작되면서 "이 영화의 모든 인물과 사건은 상상에 의한 것"이라는 자막이 흘러나온다.

 

옛날 옛적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영국이 인도를 식민 지배하던 시절의 이야기니, 그리 오래 되었다고 할 수도 없는 이야기다. 고을의 왕(마하라자) 푸란 싱은 사실은 영국군의 꼭두각시일 수밖에 없었으나, 마하라자는 백성을 어여삐 여기는 사람이었다. 마하라자가 있었음에도 고을은 영국군의 러셀 대위가 통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독한 가뭄이 계속되자 마하라자는 러셀 대위에게 가서 지세(라가안)를 낮춰달라고 간청한다. 러셀 대위는 '또라이'였던 것 같다. 대위는 마하라자가 채식주의자인 것을 알고 마하라자를 조롱하는 제안을 한다. "당신이 이 고기를 먹으면 세금을 면제해주리다." 그러나 마하라자는 자신의 신념을 쉽게 버릴 수 없었다.

이번에는 마을 사람들이 나선다. 샴파너 마을의 젊은 지도자 부반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러셀 대위를 찾아가 세금을 감면해줄 것을 간청한다. '또라이' 대위는 이번에도 또라이 같은 제안을 한다. "석 달 후에 마을 사람들이 우리 영국군과 크리켓 경기를 하여 이기면 세금을 3년간 면제해주겠다." 생전 듣도보도 못한 운동경기를 하자는 주문에 마을 사람들은 반대했지만, 부반은 달리 방법이 없음을 알고 응낙한다.

이렇게 하여 부반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미션을 짊어지게 되었다. 이런 미션은 신화 속에 숱하게 등장하며, 인도영화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우리의 전래 동화 속에도 자주 등장한다. 마두리 딕시트가 주연한 영화 <아자 나칠레(함께 춤춰요)>에서는 두 달 만에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뮤지컬 공연을 하는 것이 미션이었다. 신화, 동화, 전설 속에서 이런 미션은 아무리 어려운 것이라도 성공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성공하는 과정이다.

 

크리켓이 무언인지조차 모르는 인도인에게 크리켓을 배우는 것은 막막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때 구세주가 나타난다. 구세주는 놀랍게도  러셀 대위의 여동생 엘리자베스였다. 엘리자베스는 오빠와 달리 인도 주민들에게 호의적이었다. 그녀는 오빠가 인도인에게 불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못마땅했기 때문에 주민들을 돕기로 했다. 엘리자베스의 도움으로 부반과 마을 사람들은 크리켓의 규칙을 알게 되었고, 점차 괜찮은 실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부반의 애인은 가우리.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처녀였다.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처녀를 부반만이 사랑하라는 법은 없었을 것이다. 라카는 가우리를 사랑했으나 부반 때문에 접근하지 못하고 부반을 시기하고만 있었다. 질투 때문에 라카는 엘리자베스가 마을 사람들을 돕고 있음을 러셀 대위에게 이른다. 이후 라카는 러셀 대위의 스파이가 된다. 그렇게 하여 엘리자베스는 마을 사람들을 마음 놓고 만나기 힘들었으나 그녀의 도움은 계속된다. 그녀는 이미 부반을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드디어 결전의 날! 마을 사람들이 그토록 열심히 연습했건만 어린 시절부터 크리켓과 함께 살아온 영국인들은 강했다. 첫날 영국군의 공격은 맹렬했다. 특히 러셀 대위의 스파이인 라카는 번번이 고의적으로 실수를 범했다. 그날밤 러셀 대위를 찾은 라카를 발견한 엘리자베스는 이 사실을 부반과 마을 사람들에게 알린다. 마을 사람들은 라카를 가만두지 않으려 했지만, 부반은 그에게 용서받을 기회를 준다.

다음날 라카가 적극적으로 수비한 결과 영국군의 점수를 320점에서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320점은 적은 점수가 아니었다. 이제 인도인의 공격이 개시되었다. 부반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타자들이 지리멸렬이었다. 그러나 부반은 마침내 굳바이 홈런을 침으로써 영국인들을 이기고야 만다. 인도인들의 승리와 함께 소낙비가 쏟아졌으니 마을은 겹경사를 맞이한 셈이었다.

 

뻔한 내용의 작위적인 영화라고 느끼면서도, 영웅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아직도 영웅 이야기에 열광한다. 부반 같은 영웅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더욱이 이 영화에서 부반을 중심으로 한 인도인들이 힌두교인이든 무슬림이든 시크교도이든 모두 하나가 되어 뭉쳤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 특히 불구인 불가촉천민까지 크리켓 선수가 되어 함께 뛰었다. 다소 계몽적인 의미가 담기긴 했지만,  여전히 차별의식이 강한 인도인들에게는 좋은 교훈이 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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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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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던 1800년대 인도의 어느 조그마한 마을. 잦은 가뭄 때문에 영국에 내야 하는 세금이 언제나 부담스러운 마을 주민들에게 어느 해 세금을 두 배로 올리겠다는 날벼락이 떨어진다. 주민들은 영국장교에게 찾아가 선처를 호소하지만, 이들을 조롱하던 영국 장교는 크리켓 게임을 제안한다. 주민들이 이기면 삼 년간 면세해 주겠지만 지면 세 배로 세금을 물릴 것이라 협박한 것이다. 마을사람들은 동요하지만, 마을 청년 부반의 설득으로 주민들은 생전 듣도 보도 못한 크리켓이라는 스포츠를 연습하게 된다. 그리고 부반에게 호감을 가진 영국 장교의 여동생이 이들을 돕는다. 과연 이들은 영국인들을 상대로 크리켓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천수호 2011.01.26. 4:28 pm 

선생님, 저 이 영화도 볼 수 있을까요?

차창룡 2011.01.26. 5:43 pm 

예, 보내드리겠습니다. 좀 깁니다. 러닝타임이 3시간40분쯤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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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룡 - 시인/문학평론가. 1966년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으며, 1989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했다. 시집 『해가 지지 않는 쟁기질』 『미리 이별을 노래하다』 『나무 물고기』 『고시원은 괜찮아요』, 저서 『인도신화기행』 등을 펴냈으며, 1994년 첫 시집으로 제13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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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10.02.19.
[인도신화개관 31] 힌두교 시대의 신 18. 쉬바와 파르바티의 사랑과 결혼 [2]
862
35
2010.02.13.
[인도신화개관 30] 힌두교 시대의 신 17. ‘사티 의식’(남편이 죽으면 부인을 같이 화장하는 의식)의… [4]
1214
34
2010.02.13.
[인도신화개관 29] 힌두교 시대의 신 16. 가장 인기 있는 신, 파괴의 신 쉬바 [2]
928
33
2010.02.13.
[인도신화개관 28] 힌두교 시대의 신 15. 남근 모양의 링가가 신앙의 대상이 된 이유는?
924
32
2010.02.13.
[인도신화개관 27] 힌두교 시대의 신 14. 엘로라 16굴에서 만난 파괴의 신 쉬바
909
31
2010.02.09.
[인도신화개관 26] 힌두교 시대의 신 13. 서사시 마하바라타와 크리슈나
933
30
2010.02.09.
[인도신화개관 25] 힌두교 시대의 신 12. 용감한 무사의 난폭하고도 아름다운 사랑 [1]
990
29
2010.02.09.
[인도신화개관 24] 힌두교 시대의 신 11. 사랑스럽고 귀여운 신 크리슈나와 악마 칸샤의 죽음
895
28
2010.02.09.
[인도신화개관 23] 힌두교 시대의 신 10. 인도인의 이상형 라마
986
27
2010.01.25.
[인도신화개관 22] 힌두교 시대의 신 9. 비쉬누의 화신 아바타 [5]
1099
26
2010.01.11.
[인도신화개관 21] 힌두교 시대의 신 8. 불사의 감로수 암리타를 둘러싼 신과 악마의 싸움 [3]
932
25
2010.01.11.
[인도신화개관 20] 힌두교 시대의 신 7. 해결사 비쉬누와 젖의 바다
966
24
2010.01.06.
[인도신화개관 19] 힌두교 시대의 신 6. 우다이푸르에서 만난 유지의 신
차창룡 저 <인도신화기행>(북하우스, 2007)
995
23
2010.01.03.
[인도신화개관 18] 힌두교 시대의 신 5. 브라흐마의 아내 사비트리의 저주 [1]
차창룡 지음, <인도신화기행>(북하우스)
892
22
2009.12.21.
[인도신화개관 17] 힌두교 시대의 신 4. 인류의 조상 마누와 비슈누의 첫번째 화신 물고기 마츠야 [5]
898
21
2009.12.14.
[인도신화개관 16] 힌두교 시대의 신 3. 창조의 신 브라흐마가 만든 푸쉬카르의 성스러운 호수
1008
20
2009.12.07.
[인도신화개관 15] 힌두교 시대의 신 2. 창조의 신 브라흐마의 탄생
1098
19
2009.11.26.
[인도신화개관 14] 힌두교 시대의 신 1. 추상적인 신(브라흐만)의 인격화 [2]
1100
18
2009.11.26.
[인도신화개관 13] 유일신 브라흐만과 내 안의 신 아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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