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하의 "산전수전"

658
Neem
명협도인  

 

 

Neem

  ―차창룡 시인에게

 

 

샨티니케탄으로 가는 기차 차창 밖

가없는 지평선 위의 넝마구름이

투두둑, 찢어지며 꽃피는 소리 들렸네.

 

당신의 出家는 그렇듯 싱싱하고,

사라지는 것들은

사라지는 것들의 무늬를 현상하지 않을 것이네.

  

그래도 당신이 못내 그리우면

아열대우림 그늘을 맴맴 도는 염소들처럼

푸른 님나뭇가지를 꺾어 씹으며 흰 이를 드러내고 웃으리라.

 

 

 * Neem: 멀구슬나뭇과의 열대산 나무로, 인도 시골 사람들은 지금도 님나뭇가지를 꺾어 이를 닦는다.

 



(미발표)

                       

차창룡 2010.03.05. 10:26 pm 

님나뭇가지 씹어볼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그게 뭔지 궁금하긴 했지만, 다음에 인도 가면 꼭 씹어봐야지. 시골에만 있겠죠?

명협도인 2010.03.06. 7:42 pm 

님나뭇가지는 좀 쌉스롬하지요. 주로 시골 농부들이 님나뭇가지를 꺾어 이빨로 자근자근 씹어 치솔처럼 솔기를 만들어 이를 닦는데, 천연항생제가 함유되어 있어 구취가 없어지지요. 나도 몇 번 흉내내어 보았는데, 씹을 때의 쓴맛이 가시면 입안이 상큼해지더군요.
이제 며칠 안 남았네. 새벽에 108배 할 때마다 당신을 기억할 것이오!
산티샨티샨티!

차창룡 2010.03.06. 11:14 pm 

예, 선생님, 진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짐도 하나둘씩 없어져갑니다. 오늘은 책상과 컴퓨터를 치웠습니다. 낡은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을 늘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천수호 2010.03.11. 10:51 pm 

차창룡선생님은 이제 가셨겠지요? 저도 님나뭇가지 씹어보고 싶네요...

두루미 2010.03.16. 12:59 am 

선생님의 이 시를 읽으며 무아선생님 가신 길의 의미와 우리가 걸어가는 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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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 - 시인.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났으며,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프란체스코의 새들」 「우주배꼽」 「얼음수도원」 「수탉」 등이 있으며 「나무신부님과 누에성자」 「아주 특별한 1분」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 - 고진하의 우파니샤드 기행」 등 다수의 산문집이 있다. 김달진문학상과 강원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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