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하의 "산전수전"

534
귀신을 볼 나이에 소를 보다
詩牧  
 

귀신을 볼 나이에 소를 보다



  강 건너, 여윈 소 한 마리가 마른 풀을 뜯고 있습니다.

  

  곧 우기가 닥치면 강변이 푸르러지고 여윈 소도 살이 오르겠지요.

  

  살이 올라 통통해지면 문득 저 소등에 올라타고 싶습니다

  

  홀연 길들이지 않은 내 안의 방랑자가 깨어나 피안을 본 것일까요

  

  하지만 나보다 먼저 노를 저어 저문 강을 건너가는

 

  만뜨라 한 소절,

  

  그 지극한 떨림이 저편 기슭에 닿아 여윈 짐승이 됩니다




(강원작가 2010년호)

                       

김애리자 2010.08.06. 2:50 pm 

와~ 정말 흰 뼈가 보이는 소, 살이 올랐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 등 위에 묻혀 갈래요.ㅋ
계속 시가 탄생합니다. 많은 세월 잉태하셨으니 더 더 낳으시기를...^^

명협도인 2010.08.06. 7:45 pm 

나 사실 소 무지 좋아하거든요. 인도 가는 게 소 보러 가는 것이기도 한디, 이제 길거리에서 보던 소들이 계속 줄아드는 것 가타 안타깝더군여....^^^

김애리자 2010.08.06. 11:44 pm 

선생님! 사람이 소로 많이 환생한데요~ ㅎ

명협도인 2010.08.10. 12:53 pm 

화안생이라? 인도 손 괜찮은디 우리에 갇힌 한 국 소는 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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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 - 시인.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났으며,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프란체스코의 새들」 「우주배꼽」 「얼음수도원」 「수탉」 등이 있으며 「나무신부님과 누에성자」 「아주 특별한 1분」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 - 고진하의 우파니샤드 기행」 등 다수의 산문집이 있다. 김달진문학상과 강원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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