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선의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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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the warrior!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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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the warrior! 전사자세

                            -미래에 위축되지 않는 자세 (Virabhadrasana 1/Warrior1)

 

 

 

 

 

인도의 왕 닥사는 딸 삭티가 자신이 싫어하는 시바와 결혼하자 심한 모욕을 주어 자결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시바는 자신의 사랑스러운 아내를 죽음으로 몰고 간 닥사에게 진노하여, 자신의 머리카락을 뜯어 땅에 던집니다. 그러자 그 머리카락에서 ‘비라바드라’라고 하는 영웅이 나타납니다. 시바는 자기가 던진 머리카락에서 탄생한 비라바드라에게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가서 닥사와 그의 제식을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용맹한 전사 비라바드라와 시바의 군대는 폭풍처럼 닥사의 제식에 나타나서 제단을 부수고 닥사의 목을 베어버립니다.

황당무계하고도 재미있는 위의 이야기는 비라바드라사나(Virabhadrasana1,전사자세)에 얽힌 인도신화 속 이야기로 ‘시바(Shiva)’신의 엉킨 머리카락으로 만들어진 영웅 ‘비라바드라’에게 바쳐진 자세입니다. 타오르는 분노와 슬픔 속에 탄생한 자세라 그런지 비장함과 함께 특별함이 느껴지곤 합니다. 이 자세를 꾸준히 수련하게 될 때 가슴은 등줄기를 따라 곧게 펴지고, 어깨와 등의 뻐근함을 줄여주며, 발목과 무릎을 강화시켜주는 효과를 얻게 됩니다.

지금은 추억이 되었지만 미국에서 요가지도자 코스를 밟으며 언어 때문에 겪었던 비라바드라사나(Virabhadrasana1,전사자세)에 얽힌 에피소드가 떠오릅니다. 대개의 강의지도도 그렇겠지만 요가지도는 더욱더 지도자와 수련생 상호간에 보이지 않는 ‘기’의 교류가 중요합니다. 제 아무리 유명한 지도자라도 상호 기가 잘 맞지 않으면 수련시간이 편치 않아 몸과 마음의 명상상태에 이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는 눈에 보이는 지도법 이상의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요한 이치를 잘 알면서도 ‘마음’과 달리 따로 노는 ‘말’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지도자 코스의 나날이었습니다. 단순히 ‘손을 올려라’, ‘동작을 풀어라’, ‘중앙으로 나와라’ ‘고개 숙인 개 자세’에서 ‘아이자세’로 넘어가라 등의 지시뿐 그 이상의 섬세한 표현들을 언어의 벽 때문에 삼켜야 할 때 답답하고 의기소침해지곤 했습니다.

중도포기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던 어느 날의 요가지도 실습시간, 그날만큼은 저도 모르게 ‘언어’에 매달리지 말아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래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한 번 해 보자, 나는 시인이니 요가자세를 시 낭송으로, 어차피 요가도 시라고 생각하는 터에 못할게 뭐란 말인가 자신감을 찾자’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습니다.

호흡과 자세를 조화롭게 연결하는 빈야사 요가 시퀀스. 마치 시를 낭송하듯 행간의 여운을 살려 지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모국어로 능숙하게 지시하고 설명하는 현지 미국인들과는 사뭇 다른 지도법이었습니다.

‘자, 지금부터 당신은 특별한 전사입니다’

‘머리위에 푸른 하늘, 거기 구름이 흘러가고…….’

‘당신은 대지위에 우뚝 서 있습니다. 당신 뒤로 대양과 바람…….’

‘당신은 대지의 에너지를 받아 이제 더는 약하지 않습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당신이 바로 중심, 당신은 전사입니다’

그날 워크숍을 마치고 총평의 자리에서 한국에서 온 영어실력이 별로인 니콜 김의 지도방식에 대한 평가는 꽤 긍정적이었습니다.

시인 니콜의 지도방식이 창조적이며 낮은 목소리가 명상적이며 편안한 이완을 가져다준다는 칭찬을 총 감독인 글로리아로부터 들었습니다. 언어로 받은 스트레스가 웬만큼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물론 그 후로도 지도자 과정을 마칠 때까지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현재의 운명에 불만을 품지 말고 미래에 위축되지 말라’는 ‘명상록’의 구절은 소녀시절 한 때를 위로해주던 최고의 묘약이었습니다. 척추를 곧게 편 채 굳건히 대지를 딛고 서서 두 팔을 하늘로 쭉 뻗어 올린 요기의 모습에는 강인하고도 힘찬 에너지가 넘쳐흐릅니다. ‘좋아하는 자세’에 ‘좋아하는 구절’을 넣어 ‘미래에 위축되지 않는 자세’라는 부제를 봍여놓고 보니 어쩐지 아우렐리우스황제도 이 자세를 좋아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어쩐지 계획한 일이 마음먹은 대로 잘 안될 때, 자신감이 없어질 때 비라바드라사나(Virabhadrasana1,전사자세)를 해보라 권해드립니다. 악마의 머리를 밟고 우주의 춤을 추는 시바신의 강력한 에너지와 로마 황제의 지혜가 시공을 초월해 지금 내 안으로 들어와 에너지의 발원으로 재탄생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마른 연잎에도 꽃향기 간곡히 스며드니 바야흐로 연꽃의 계절입니다.

진흙탕 위에 핀 한 송이 우주

두 손에 담아 당신께 올립니다.

나마스떼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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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 행법>

 

1) 산 자세에서 천천히 호흡을 유지하다가 몸을 오른쪽으로 틀며 오른 발을 벌려 간격을 만들어준다.

2) 오른쪽 다리를 90도(90도를 넘으면 다리에 무리가 오므로 넘지 않게 주의한다)각도로 무릎을 굽혀 발바닥을 바닥에 놓고 왼쪽 발을 45도 각도로 기울여 바닥에 놓고 무릎을 곧게 편 채 몸통을 곧추 세운다.

3) 척추는 곧게 세우고 얼굴과 가슴은 정면을 향한다.

4) 두 팔은 높이 들어 평행을 유지하고 왼쪽 다리는 곧게 펴고 발바닥은 굳게 바닥을 딛고 선다.

5) 호흡을 고르고 유지하며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한다.

6) 표정은 편하게, 호흡은 정상호흡을 하며 20초 ~30초 정도 자세를 유지한다.

7) 자세를 풀어 1번)자세로 돌아가 다시 반대쪽도 같은 요령으로 해준다. 요가는 양쪽을 함께 해주는 것이 균형유지를 위해 좋다.

8) 자신이 대지위에 우뚝 선 출정을 앞둔 용사라는 느낌과 함께 깊은 호흡을 유지한다.

 

 

 

 

바람의 전사 戰士1

-전사 자세 1

 

 

 

출정을 앞둔 바람 속

그대 지금 딛고 선 황야의 담대함을 보라

거친 비바람과 절대고독을 이겨내는

생명의 발원

환한 어둠 속에서 출렁인다, 사라지는 두려움

의미를 넘어선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거대한 절벽

앞에 우뚝 선 전사여

 

                                         2009 요가시집  [가만히 오래오래]   -전사 자세 1편


 

 



(미발표)

                       

김애리자 2010.08.30. 10:45 am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자세이군요. 우주, 그 높은 곳을 향하여 !ㅋ 고마워요~

두루미 2010.09.02. 12:26 pm 

애리자 쌤 ~ 우주 그 높은 곳을 향하여...날아오르셔야죠! :)

김애리자 2010.09.02. 10:37 pm 

와우~^^

명협도인 2010.08.30. 7:45 pm 

나중에 책으로 내도 좋겠네여.... 자세와 관련된 인도 이야기도 재밋고....

두루미 2010.09.02. 12:26 pm 

고맙습니다. 선생님 복 받으실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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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선 - 시인.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2006년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비상구」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0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The Yoga Company 요가지도자 과정과 숀콘 빈야사 요가 워크샵 및 Intro to Meditation 시리즈를 마치고 요가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시집으로 『가만히 오래오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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